1897년 한성부 서소문 차동, 지금의 서울 순화동에는 단순한 약국이 아닌 한국 제약사와 독립운동사의 결정적 장소가 하나 생겨났습니다. 이곳은 바로 동화약방이었습니다. 이 약방은 단순히 소화제를 제조·판매하던 민간 상점이 아니었습니다. 이곳은 우리나라 최초의 신약 ‘활명수(活命水)’를 개발한 민병호에 의해 설립된 민족기업이었고, 3·1운동 이후에는 상하이임시정부의 서울 연통부(聯通府)로 기능하며 비밀 연락망과 독립운동 자금의 중계 거점이 되었습니다. 동화약방의 대표 상품 활명수는 단순한 소화제가 아니었습니다. ‘생명을 살리는 물’이라는 이름처럼, 당시 급성 위장질환으로 사망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시절, 활명수는 말 그대로 죽음을 막아주는 기적의 약수로 불렸습니다. 민병호는 한의학 지식과 궁중의 비방, 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