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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에서 피어난 독립의 불꽃, 영명학교 3·1운동의 진실

충청남도 공주에는 조용히 그 자리를 지켜온, 오래된 학교가 있습니다. 바로 ‘영명학교’입니다. 언뜻 보면 평범한 기독교계 사학이지만, 그 교정은 1919년 4월 1일, 공주 지역에서 울려 퍼진 대한독립만세의 함성이 출발한 곳이었습니다. 서울에서 시작된 3·1운동의 열기는 전국으로 확산되었고, 공주 역시 그 대열에 빠지지 않았습니다.공주에서의 만세운동의 그 중심에는 영명학교의 교사와 학생들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비밀리에 회합을 열고 독립선언서를 인쇄하며 조직적인 운동을 준비했습니다. 영명학교는 단순한 교육기관을 넘어 항일운동의 중심지로, 당시 충청도 지역의 청년 독립운동가들이 집결한 공간이었습니다. 지금은 당시의 교사나 기숙사는 사라지고 터만 남았지만, 그 의미는 결코 희미해지지 않았습니다. 오늘날 공주 ..

만세로를 걷다 – 동두천에서 울려 퍼진 독립의 외침

누구나 한 번쯤 지나치는 동두천의 평화로. 평범한 도심의 풍경 속에서 무심코 지나칠 수도 있는 이 길에, 2023년부터는 특별한 이름이 붙었습니다. 그 이름은 바로 ‘3.1.만세로’. 이 명예도로는 단순한 도로명이 아닙니다. 이는 104년 전, 이 땅의 주민들이 한 목소리로 외쳤던 “대한독립만세”의 울림이 고스란히 새겨진 상징입니다. 지금 우리가 걷는 이 거리 한복판에서, 누군가는 태극기를 들고 목숨을 걸고 만세를 외쳤습니다.동두천에서 일어난 이 운동은, 서울의 물결이 지역으로 흘러들어가며 하나의 ‘현장’으로 완성된 민족 저항의 실체였습니다. 도로 하나에 담긴 정신은 한 지역의 기억을 넘어, 전국적인 독립운동의 한 조각을 복원하는 데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동두천 3·1운동의 발생 배경, 준비 과정, 역..

활명수의 탄생지, 독립운동의 거점이 되다 – 종로 동화약방과 서울 연통부의 역사

1897년 한성부 서소문 차동, 지금의 서울 순화동에는 단순한 약국이 아닌 한국 제약사와 독립운동사의 결정적 장소가 하나 생겨났습니다. 이곳은 바로 동화약방이었습니다. 이 약방은 단순히 소화제를 제조·판매하던 민간 상점이 아니었습니다. 이곳은 우리나라 최초의 신약 ‘활명수(活命水)’를 개발한 민병호에 의해 설립된 민족기업이었고, 3·1운동 이후에는 상하이임시정부의 서울 연통부(聯通府)로 기능하며 비밀 연락망과 독립운동 자금의 중계 거점이 되었습니다. 동화약방의 대표 상품 활명수는 단순한 소화제가 아니었습니다. ‘생명을 살리는 물’이라는 이름처럼, 당시 급성 위장질환으로 사망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시절, 활명수는 말 그대로 죽음을 막아주는 기적의 약수로 불렸습니다. 민병호는 한의학 지식과 궁중의 비방, 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