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는 조선 시대부터 정치와 문화, 상업의 중심지로 기능해 왔습니다. 일제강점기에도 종로는 조선인들의 생활 중심지였으며, 수많은 사회운동과 항일 활동이 이곳에서 시작되거나 끝을 맺었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1927년 창립되어 전국을 움직인 항일 조직, 신간회(新幹會)의 본부가 종로에 있었다는 사실은 특히 주목할 만합니다. 신간회는 단순한 항일 단체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민족주의자와 사회주의자, 그리고 종교인과 언론인까지 아우른 조선 역사상 전무후무한 민족협동전선 조직이었습니다. 그 중심에는 서울 종로 2가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그 자리에 버스 정류장이 들어섰고, 근처에는 표석만이 당시의 흔적을 말없이 지키고 있습니다. 그러나 1920년대 말, 그곳은 독립을 꿈꾸는 수만 명의 국민들이 마음을 모은 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