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2년 겨울, 바닷속에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던 제주 잠녀(潛女, 일반적으로 ‘해녀(海女)’라고도 합니다. 이후 글에선 해녀라 칭하겠습니다.)들은 자신들의 호흡보다 더 큰 소리를 세상에 내기 시작했습니다. 삶의 터전인 바다에서 물질로 생계를 이어가던 그들에게,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억압이 다가왔습니다. 그 억압은 단순히 저임금이나 부당한 계약 형태가 아니라, 식민지 체제 아래서 일제 당국과 일본 상인, 어용 잠녀조합이 함께 결탁하여 해녀들을 수탈하는 구조 그 자체였습니다. 해녀들은 자신들의 물질 노동이 단순한 경제활동이 아니라 생존의 권리, 그리고 여성으로서의 자존을 지키기 위한 항거로 이어져야 한다고 믿었습니다.제주 해녀들은 오래전부터 제주 해양 문화의 핵심을 이루는 존재였습니다. 그러나 1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