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ZOOM)으로 가족 모임 참여하기 – 70대 아버지의 1시간 영상통화 도전기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크게 바뀐 일상 중 하나는 가족 간의 만남이 어려워졌었다는 점입니다. 특히 고령층에게 가족 모임은 삶의 큰 활력이자 정서적 안정의 원천이었기에, 대면 만남이 어려워진 현실은 적지 않은 외로움과 단절감을 남겼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영상통화는 단절을 회복하고 소통을 이어가는 새로운 방식으로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ZOOM이라는 플랫폼은 직관적인 사용법과 안정적인 연결 덕분에 많은 가정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처음엔 영상통화라는 개념 자체가 생소했습니다. 단순히 전화 통화로 목소리를 주고받던 세대에게 영상통화는 “화면으로 얼굴을 보며 대화한다”는 새로운 개념이었습니다. 하지만 자녀들이 보내온 링크를 눌러보는 순간, 거실에서 앉아 있으면서도 미국에 사는 손주 얼굴을 마주할 수 있다는 사실은 신기하고도 감동적인 경험이었습니다. 거리에 구애받지 않고 가족이 한 화면에 모일 수 있다는 기술의 힘은 세대 간 소통 방식에 혁신을 가져왔습니다.
특히 명절이나 생일, 기념일에 자주 쓰이는 ZOOM 모임은 고령층에게 큰 의미를 가집니다. 단순한 얼굴 보기 이상의 경험으로, 가족 구성원 모두가 자신의 공간에서 동시에 안부를 전하고, 일상을 공유하며 웃음을 나눌 수 있습니다. 기술이 만들어준 이 새로운 소통의 방식은 단절을 회복하는 소중한 연결의 순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줌(ZOOM) 접속부터 참여까지, 실제 도전의 모든 과정
영상통화를 시도한 이 모 씨(75세)는 경기도 안양에 거주하고 있으며, 큰 딸 가족은 부산, 둘째 딸 가족은 독일, 막내딸 가족은 서울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전화 통화가 전부였지만, 자녀의 권유로 ZOOM 영상통화를 시도하게 되었습니다. 우선 스마트폰에 ZOOM 앱을 설치했습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나 앱스토어에서 ‘줌’을 검색한 후 다운로드 버튼을 눌렀습니다. 설치는 몇 분이면 완료되며, 이후 별도의 회원가입 없이도 ‘참가’ 기능을 활용해 회의실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자녀가 보내준 회의 링크(URL)를 문자로 클릭하면 ZOOM 앱이 자동 실행됩니다. 또는 앱을 열고 ‘회의 ID’와 ‘이름’을 입력하면 입장이 가능합니다. 초기에는 ‘비디오 켜기’, ‘오디오 사용’ 여부를 묻는 창이 나타나는데, ‘예’를 눌러주면 얼굴과 음성이 모두 공유됩니다. 연결이 완료되면 한 화면에 모든 가족의 얼굴이 나타나며 실시간으로 대화가 시작됩니다.
이 모 씨는 “처음에는 스마트폰 화면이 작아서 누가 누구인지 구분하기 어려웠지만, 자녀가 화면 고정과 음소거 설정을 도와주며 금세 익숙해졌다”고 말했습니다. 마이크와 스피커의 위치를 모를 경우, 화면 하단의 아이콘을 눌러 음소거, 비디오 끄기, 채팅 기능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자녀가 기능을 설명할 때는 ZOOM의 ‘공유 화면’ 기능을 활용해 화면을 같이 보며 알려주는 방식도 효과적이었습니다.
1시간가량의 통화가 진행되는 동안 이 모 씨는 손주의 학습 발표, 자녀의 근황 설명, 그리고 가족 간 소소한 잡담에 참여했습니다. 서로 돌아가며 말할 수 있도록 약속한 순서에 따라 대화가 이뤄졌고, 마치 거실에 앉아 있는 듯한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만들어졌습니다. 영상통화 중간중간 화면을 캡처해 사진으로 남기기도 했습니다. “시간 가는 줄 몰랐고, 끝나고 나니 다시 가족을 만난 듯한 기분이 들었다”며 도전하길 잘했다고 말했습니다.
어르신이 영상통화를 통해 얻은 변화와 자신감
이 모 씨에게 ZOOM 영상통화는 단순히 기술 습득의 경험을 넘어서, 자신감을 되찾고 세상과 다시 연결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화상통화라는 새로운 기술을 직접 시도해 본 경험은, 이후의 디지털 기기 사용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고 호기심을 키워주는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이후 그는 온라인 예배, 시니어 교육 강의, 동창회 화상모임에도 자발적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특히 영상통화를 통해 시각적인 정보와 감정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화와는 다른 정서적 만족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손주의 웃는 얼굴, 자녀의 생생한 설명, 멀리 있는 가족의 표정 하나하나가 위로와 기쁨을 전달해 주었습니다. 이 씨는 “전화로는 하지 못했던 말을 영상통화에서는 자연스럽게 하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표정과 몸짓이 함께 전달되면서 대화의 질도 높아졌고, 관계의 온도도 높아졌습니다.
무엇보다 기술을 다뤘다는 성취감은 자존감 향상으로 이어졌습니다. “나도 해낼 수 있구나”라는 확신은 다른 기능을 배우는 동기가 되었고, 자신감을 가진 이후에는 문자, 사진 보내기, 은행 앱 사용 등으로 디지털 생활이 확장되었습니다. 시도하지 않으면 절대 알 수 없었던 기술이, 도전 이후에는 일상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또한 ZOOM 사용은 단지 개인의 변화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주변 친구들에게도 ‘영상통화 재미있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사용법을 알려주게 되었고, 이는 또 다른 어르신들의 디지털 도전으로 이어졌습니다. 즉, 한 사람의 경험이 주변의 변화로 확산되는 선순환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디지털 기술이 만든 소통의 기회와 향후 확장 가능성
ZOOM을 통한 가족 모임은 앞으로도 고령층의 소통 방식에 있어 중요한 수단으로 자리 잡을 것입니다. 특히 이동이 어려운 상황에서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가족, 지인과 만날 수 있다는 점은 고령자에게 있어 매우 실질적인 장점입니다. 기술의 발전이 인간관계를 단절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촘촘히 연결해 주는 도구가 된다는 사실은 영상통화 도전기를 통해 명확히 드러났습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이러한 흐름을 반영해 시니어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기초교육’, ‘줌 화상회의 실습’, ‘온라인 커뮤니티 참여법’ 등 다양한 교육이 고령층에게 제공되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IT 교육을 넘어서 사회적 고립감을 해소하는 복지정책으로도 작용하고 있습니다.
ZOOM을 활용한 모임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정기적인 소통의 창구로 발전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생일, 기념일 외에도 주 1회 가족 대화, 친구와의 티타임, 온라인 독서모임, 취미 활동 공유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확장될 수 있습니다. 어르신이 단순 참여자가 아닌 ‘모임의 주최자’가 되는 경우도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 모든 변화의 출발점은 한 번의 클릭이었습니다. 링크를 눌러 참여하고, 화면 속 얼굴을 바라보며 말을 건네는 그 단순한 행동이 누구에게는 외로움을 덜어주는 유일한 시간, 누구에게는 자신감 회복의 첫걸음이 됩니다. 기술은 어렵고 낯선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따뜻한 연결의 도구입니다. 어르신들도 그 안에서 충분히 주인공이 될 수 있다.